장명수 이화장학재단 이사장 100억원 모금 요청글

By | 11/09/2018

이화, 새롭게 비약할 때입니다
장학금 100억 모금 적극 참여해주세요

동창님들 안녕하세요.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지내시는지요. 이화동산에는 요즘 매미 우는 소리가 가득합니다. 이화 캠퍼스의 나무들은 해가 갈수록 울창해져서 숲과 그늘이 더욱 두터워지고, 온갖 새와 곤충들의 좋은 서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이화 창립 124주년 기념일에는 졸업 30주년에서 70주년에 이르는 동창들이 홈커밍 행사를 가졌습니다. 40대 후반에서 90대까지, 폭넓은 연령층의 동창들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재상봉의 기쁨을 나누면서 이화의 교육이 자신의 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 기별로 많은 기부금을 모아서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았고, 기부금 기록이 해마다 깨지는 즐거운 이벤트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홈커밍 기부금 최고액은 작년에 졸업 50주년을 맞은 1959 졸업 동창들이 낸 1
억 원이었는데, 올해 1960 동창들은 1억5천만 원을 기부했습니다. 내년에 또 이 기록이깨질 것인지 기대됩니다.

2009년과 2010년은 이화에 매우 뜻 깊은 해였습니다. 2009년에 이화는 자율학교 인가를 받았고, 올 봄 첫 입학생을 맞았습니다. 자율학교라고는 하지만 학교가 학생선발권을 갖지 못하고, 성적이 50% 안에 드는 학생들이 지원하면 추첨으로 선발하게 되어 있어서
한계가 있지만, 자율학교 출발을 유서 깊은 사학명문의 전통을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이화는 과거 124년 동안 그랬듯이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을 중시하며 사랑으로 학생들을 키우고 있지만, 대학 진학 경쟁에서는 지역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동창님들이 이화 학생들의 성적이 너무 떨어졌다는 사실에 걱정과 실망을 하셨는데, 이제 과거의 명성을 되찾도록 학교와 동창들이 힘을 모아야하겠습니다.

2009년 10월 8일은 이화의 창립자 메리 F. 스크랜튼 선생님의 서거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미국 감리교 여성선교국이 파견한 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이 나라 최초의 여성교육기관을 설립하였던 스크랜튼 선생님을 생각하면 간절한 소망으로 ‘한 알의 밀알’을 심
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화는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하여 한국의 역사를 바꾸고, 여성의 삶을 바꾸고, 세계 발전에 기여하는 기적을 이룩하였습니다.
우리 동창회는 작년 가을 ‘스크랜튼 선생님께 드리는 보은(報恩)의 음악회’를 열어 ‘한 알의 밀알’이 거둔 풍성한 열매에 감사하는 감동적인 시간을 가졌습니다.

올해 우리는 이화장학재단을 설립하여 100억 원 모금을 목표로 뛰고 있습니다. 그 동안 주로 동창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장학금이 41억 원에 이르고, 올해 모금된 돈이 벌써 6억 원을 돌파하였습니다. 100억 원 모금 목표는 까마득한 액수로 보일 수 있지만, 서울
고와 경기여고 등 과거의 명문고 동창회들은 이미 100억 원을 돌파하는 실적을 올렸습니다.

기독교 교육으로 어려서부터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생활화하고, ‘자유 사랑 평화’라는 큰 교훈으로 세계와 인류의 문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게 된 이화 동창들은 그 동안 모교에 기부금 많이 내기로 유명했습니다. 우리를 잘 키워 준 모교의 교육에 감사하면서 교회에 헌금하는 마음으로 기부금을 내는 동창들이 많았습니다.
“이화에서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이 나의 생에 큰 힘이 되었다. 더 많은 후배들이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써 달라”면서 1억 원을 기부한 동창, 어머니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내놓은 동창, “성적에 관계없이 돈이 필요한 후배들을 도와 달라”며 기부금을 들고 온 동창들의 이
야기는 늘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제 100억 목표로 장학금을 모으는 힘찬 출발을 하면서 동창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합니다.

자율형 사립고 지정, 스크랜튼 선생님 서거 100주기, 이화장학재단 설립 등으로 이어지는 작년과 올해의 일들은 이화의 새로운 비약을 위해 준비된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내는 기부금들은 이화의 역사에, 그리고 후배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는 밀알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밀알의 기적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교 이화가 한국과 세계의 발전에 기여하는 여성 인재들을 키워내는 요람이 될 수 있도록 동창 여러분이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전 총동창회장
현 이화장학재단 이사장 장명수